하지의 유래와 여러 나라의 풍습을 알아보자

하지(夏至)는 24절기 중 하나로, 북반구를 기준으로 일 년 중 낮의 길기가 가장 긴 시기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하지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여겨져 다양한 의식들이 이루어졌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비를 기원하는 의식이 열렸고, 북유럽 지역에서는 '미드서머'를 기념하고 축하하기 춤과 노래를 즐겼습니다. 슬라브 문화권에서는 '이반 쿠팔라의 밤'이라는 축제를 통해 불과 물을 통해 정화의식을 치렀습니다. 북미 대륙의 원주민들 또한 이 시기를 영적인 시기로 여기며 태양을 기렸습니다.

 

하지의 의미와 유래를 알아보자

24절기의 하나인 하지는 망종과 소서 사이의 절기로,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6월 22일 무렵에 해당합니다. 북반구를 기준으로 하여 지표면에 닿는 태양빛이 가장 많아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며, 이날을 기점으로 기온이 점점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하지라는 이름에는 '여름의 절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황제내경》, 《구당서》 등과 같은 중국의 고전문헌과 역사서에 언급이 되어 왔습니다.

 

여러 나라의 하지 풍습에 대해 알아보자

1. 동아시아 문화권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에서의 하지는 매우 중요한 절기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를 이루었던 동아시아에서는 이 시기 장마와 가문에 대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감자와, 마늘 등을 수확해야 했고, 병충해를 막기 위한 방재작업도 하지에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비가 내리지 않게 되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비였기 때문에 민간과 나라를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서로의 건강의 기원했습니다.

1) 우리나라의 기우제

우리 조상들은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비에 대한 관심은 단군신화에서부터 나타나는데, 환웅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거느렸던 세 명의 신(풍백, 우사, 운사)은 모두 비와 관련된 신이었습니다. 그만큼 비를 중요시 여겨왔습니다. 물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서 필수였기 때문에 수리시설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기우제가 성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로 마을의 신성한 장소에서 제사장 또는 무당이 주관하는 가운데 의식이 치러졌습니다. 기우제를 위해 떡이나 과일과 같은 다양한 제물을 준비하였습니다.

2. 유럽 문화권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와 같은 나라들이 있는 북유럽에서는 하지를 '미드서머'라 부르고 축제를 지냅니다.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때로, 자연의 생명력과 풍요로움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며, 커다란 꽃과 리본으로 장식된 메이폴을 세우고 그것을 둘러싸며 노래 부르고 춤을 춥니다. 이는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농사의 번영을 상징하는 의식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관광객이 '미드서머'를 체험하고 즐기기 위해 하지 기간에 북유럽을 많이들 찾아옵니다.

3. 슬라브 문화권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과 같은 슬라브 국가에서는 '이반 쿠팔라의 밤'이라는 축제를 지냅니다. 이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다양한 의식과 풍습이 어우러지는 축제입니다. 이반 쿠팔라는 고대 슬라브 지역의 여름 소나기의 신인 쿠팔라를 기리는 축제였으나,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세례자 요한 성인의 축일과 결합하여 지금의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이반 쿠팔라의 밤에는 큰불을 피우고 그 주위에서 노래하며 춤을 추는데, 이는 정화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이나 호수에서 목욕을 함으로써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기도 합니다.

4. 그 외 나라

북미의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하지가 영적인 시기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태양을 숭배하고 기리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살기 위한 방법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 시기에 영국의 스톤헨지 또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때에는 태양이 스톤헨지의 특정 지점에서 떠오르는 것을 관측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기 위해 모이기도 합니다.